셀트리온, 114년 전통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지프레(Gifrer)' 인수: 유럽 시장 '대체조제' 정책에 선제 대응
2026.07.10
지난 5월, 셀트리온은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지프레(Gifrer)’ 인수를 완료했습니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규모 확장을 넘어, 프랑스 현지 의료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의 핵심 배경인 프랑스 정부의 ‘대체조제’ 정책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향한 셀트리온의 미래 비전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프랑스 정부의 ‘대체조제’ 확대와 패러다임의 변화

최근 유럽, 특히 프랑스 의약품 시장에서는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주도하는 ‘바이오시밀러 대체조제(Substitution)’ 확대 정책이 본격화됐기 때문입니다. ‘대체조제’ 제도란, 병원에서 이뤄지는 의사 처방에 대해 약사가 동일한 성분의 의약품을 자체적으로 선택해 조제·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과거 프랑스 의약품 시장은 의사의 처방 권한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대형 병원 중심의 입찰과 영업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국가 의료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12년 제네릭의약품의 대체조제를 도입한 데 이어, 2022년부터 바이오시밀러 대체조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며 그 대상을 적극 확대하고 있습니다.
- 2022년: 일부 바이오의약품(필그라스팀, 페그필그라스팀)을 중심으로 약국 대체조제 도입
- 2025년: 글로벌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아달리무맙' 성분 제제 대체조제 대상 포함
2026년 현재: 골다공증 치료제인 '데노수맙' 등의 성분 제제의 대체조제 승인을 앞둔 상황
이에 따라 프랑스 의약품 시장은 기존 병원 입찰 시장뿐만 아니라, 환자와의 접점인 '로컬 약국' 영업망을 선점한 기업이 우위를 점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 주요국에서도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해 대체조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약국 네트워크를 겨냥한 영업력 강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 9,000개 약국 네트워크 확보, '지프레' 인수의 시너지 효과
이러한 정책적 변화에 발맞춰 셀트리온이 인수한 '지프레'는 1912년에 설립돼 114년의 역사를 지닌 프랑스 현지 헬스케어 전문기업입니다.

지프레는 프랑스 전체 약국의 약 절반에 육박하는 9,000여 개의 약국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800여 개의 병원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지 소비자들에게는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생리식염수를 비롯해 치아미백제, 영유아 제품 등으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기업입니다. 셀트리온은 지프레가 가진 강력한 약국 영업망을 활용해, 신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프랑스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킬 계획입니다.
| 인수를 통해 기대되는 세 가지 효과
이번 인수는 단기적인 매출 합산을 넘어, 구조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
지프레가 보유한 140여 종의 일반의약품(OTC) 및 건강기능식품 제품군을 통해 향후 5년간 약 2,500억 원 이상의 추가 매출 견인 예상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문의약품 중심의 사업 영역을 일반의약품(OTC) 및 제네릭 영역까지 확장해 사업 안정성 강화 및 리스크 분산
유럽 전역 교차 판매
프랑스를 넘어 독일∙영국 등 유럽 주요 5개국(EU5) 직판 법인 네트워크와 연계한 교차 판매 전략 검토
| 지프레 인수 주도한 셀트리온 임직원이 말하는 비하인드와 비전
이번 지프레 인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김동식 유럽본부 RHQ2 담당장과 김동규 셀트리온 프랑스 법인장을 만나 이번 인수의 의의와 향후 전략을 들어봤습니다.

Q. 간략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동식 담당장:
셀트리온 글로벌판매사업부 유럽본부에서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가 포함된 RHQ2를 담당하는 김동식 담당장입니다.
김동규 팀장:
유럽본부 RHQ2담당 산하에서 프랑스 법인을 이끌고 있는 김동규 팀장입니다.
Q. 프랑스 정부가 바이오시밀러 ‘대체조제’ 정책을 확대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김동규 팀장: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의 ‘2025 프랑스 바이오시밀러 리포트’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약 9조 원(51억 유로)의 의료 재정을 절감했습니다.
그러나 정책적 뒷받침의 부재로 더 큰 재정 절감의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의사가 처방한 오리지널 의약품을 약국에서 임의로 변경할 수 없어, 가격이 합리적인 바이오시밀러가 존재함에도 사용 확산이 더뎠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아달리무맙 성분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출시 5년 후에도 시장 점유율이 50%를 하회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2022년부터 바이오시밀러 약국 대체조제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의사가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처방하더라도, 약사가 동등한 효능의 합리적인 바이오시밀러로 대체 처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입니다. 점진적인 품목 확대를 통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국가 재정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해당 정책의 핵심 목적입니다.
Q. 이번에 인수한 ‘지프레’는 어떤 회사인가요?


김동식 담당장:
지프레는 1912년 프랑스 리옹을 기반으로 설립된 제약사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2년 전에 문을 열었으니 정말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죠. 특히 가족, 유아, 여성 친화적인 일반의약품(OTC) 제품군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사람 중 이 회사의 제품을 써보지 않은 사람이 없고, 대부분의 가정에 한두 개쯤은 구비돼 있을 정도로 프랑스 현지에서 두터운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Q. 지프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가장 주력했던 부분과 양사의 조율 과정이 궁금합니다.
김동식 담당장:
프랑스의 대체조제 확대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기존 병원 처방 중심에서 약국 유통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셀트리온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약국 채널에 강점을 가진 지프레 인수를 3년 전부터 준비해 왔습니다.
실사 과정에서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지프레의 실질적 경쟁력 검증이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지프레가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만큼, 재무적 지표 검토에 그치지 않고 현지 업계 관계자 및 약국 고객들을 직접 만나 브랜드 신뢰도와 영업력을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지프레가 현지 약국 시장에서 여전히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와 결합 시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습니다.
물론 유서 깊은 기업의 인수 계약인 만큼 협상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매각 측의 오랜 역사와 노력을 존중하면서도, 인수 후 시너지 실현 가능성이라는 기준으로 냉정하게 조율을 이끌어냈습니다.
Q. 장기적으로 프랑스를 넘어 유럽 주요 5개국(EU5)으로의 '교차 판매'는 어떻게 전개해 나갈 예정이신가요?
김동식 담당장:
지프레는 글로벌 전역에 폭넓은 수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나, 유럽 주요국으로의 교차 판매는 국가별 유통 구조와 소비자 행태에 맞춰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일반의약품 및 소비자 헬스케어 제품은 국가별 약국 유통망, 소비자 구매 행태, 브랜드 인지도, 가격 수용도에 따라 시장성이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최우선 과제는 프랑스 약국 시장에서 지프레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을 모두 입증하는 것입니다. 현지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먼저 구축한 뒤, 이를 기반으로 다른 유럽 국가로의 확장 기회를 모색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각국 소비자가 먼저 찾는 제품군이 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고 현지 맞춤형 판매 전략을 수립해, 궁극적으로 유럽 전역으로 성장 기반을 넓혀가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프랑스 현지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와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동식 담당장:
이번 인수를 계기로 지프레가 가진 우수한 제품과 브랜드 가치가 프랑스를 넘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환자와 소비자들에게도 널리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지프레가 오랜 기간 프랑스 가정에서 두터운 신뢰를 쌓아온 브랜드인 만큼, 그 강점을 잘 살려 셀트리온의 글로벌 사업과도 의미 있는 연결고리를 마련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더불어, 유럽 내에서 K-뷰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그룹 계열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와의 협업으로 프랑스 뷰티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싶습니다.

김동규 팀장:
그동안 셀트리온 프랑스 법인은 병원 채널 중심의 영업을 통해 의료진들 사이에서 인지도와 신뢰를 형성해 왔습니다. 이번 지프레 인수를 터닝포인트 삼아, 이제는 프랑스 전역의 약사들에게도 ‘셀트리온’이라는 브랜드가 최고의 품질과 신뢰의 대명사가 되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셀트리온은 유럽의 제도적 패러다임 변화를 분석하고, 로컬 거점 기업 인수를 통해 직판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서유럽 및 동유럽 주요국을 중심으로 제도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며, 약국 영업력과 자체 직판망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전략적 M&A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해 나갈 셀트리온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